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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Soo's Essay : 대화란 그사람이 보여주는 영화속에 잠시 빠져드는것

by 인사이트수 2025. 1. 25.

 

 

 

 

 Soo's Essay는 제 삶의 기록입니다.
하루하루의 소소한 순간들이 모여, 언젠가 읽을 만한 이야기가 될 거라 믿으며 써 내려갑니다.

 

 

 

 

 

 

대화란 그사람이 보여주는 영화속에 잠시 빠져드는것

                                                                         살아갈날들을위한 괴테의시 - 김종원작가

 

살면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겼던 수많은 관계들이 문득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익숙함 속에서 빛을 잃어버린 소중함이 다시금  보이기 시작했고, 소중하다고 끌어안고 있던 빛이 희미해져 가는... 하지만 그런 깨달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가 편한 대로 사람들을 대했고, 저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관계를 이어오고두려우면 겁이나 끊어냈던것 같습니다. 

 

잃는것에 대한 두려움

 

젊었을적 엄마 마음을 많이도 상하게 하신 우리아빠입니다. 이젠 나이가 들어 많이 변했다 싶습니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아들과 함께한 여행. 아빠께서는 문득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엄마가 늘 곁에 있는 당연한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그러다 보니 엄마의 행동 하나하나 이해해주기 시작하더라는.  말과 행동도 더 조심하게 되더라는.” 저는 아빠의 변화와 깊은 깨달음이 담긴 이야기에 마음이 저릿해졌습니다. 평생 옆에 있던 엄마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는 아빠의 다짐은 제게도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저는 관계가 소중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제 행동은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에너지 쏟는일이 싫었거든요.최근들어 가장 가까운 한명과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었습니다.대화는 물론이거니와 눈도 마주치기 싫었죠..어느 날 문득 가장 가까운 누군가가 제 곁에 없어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그 순간, 가슴이 먹먹해지며 두려움과 공포까지 몰려왔습니다. 평소에는 그저 당연하다고 여겼던 관계들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얼마나 큰 공허감을 주는지 깨달았습니다.

 

 

그저 따듯한 눈빛

 

좋아하는 책에서 이런 구절이 나오더군요. “대화란 그 사람이 보여주는 영화에 잠시 빠져드는 것이다.” 저는 그동안 얼마나 상대방의 이야기에 온전히 빠져들지 못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듣고싶은말만 들으면 듣기싫은 말엔 귀를 닫고 무시해버렸죠.  관계는 단지 서로 옆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마음의 노력이 필요한 것임을...

관계는 단순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언어, 그리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것 같습니다. 

관계도 조금씩 쌓아가는 노력이라는것. 소중한 사람들과 더 진심 어린 눈빛과 따뜻한 마음으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존재가 작은 빛으로 더 크게 빛날 수 있도록. 그 빛이 모여 우리의 삶을 환히 비추는 별이 되기를 꿈꿉니다.